[성형] 성형외과엔 진짜 의사와 가까 의사가 있다?
내 얼굴에 손을 대는 사람이 가짜 의사일 수도 있다는 것. 굉장히 무서운 말이다. 사실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수술을 집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형외과에는 전문의와 비전문의가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내가 가려는 병원을 운영하는 원장이 전문의인지, 비전문의인지는 아래에 소개한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알 수 있다.
전문의와 비전문의 차이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의사인 일반의가 된다. 이 일반의가 대학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거쳐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된다. 인턴 1년 기간에 여러 진료과목을 배운 뒤 본인의 전공과목을 선택한다.
병원에는 산부인과, 흉부외과, 내과, 가정의학과, 정신과, 정형외과, 마취과, 성형외과, 소아과 등 많은 전문과가 있다. 여기서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려면 성형외과 레지던트에 응시해 합격한 뒤 레지던트 4년 동안 성형외과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 연구, 실습을 거쳐 수료해야 한다. 그런 뒤 최종적으로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성형외과 전문의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에는 현재까지 정식 성형외과 전문의가 1700명 정도 있다. 생각보다 적지 않은가? 압구정에만 600개가 넘는 성형외과가 있는데!
비전문의 성형외과가 생기는 이유.
우리나라는 일반의 자격만 있어도 병원을 개원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일반의가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원하여 진료하면 당연히 비전문의가 된다. 또 전문의이긴 하나 자신이 레지던트 시절에 전공한 것과 다른 것을 진료하면 이 역시 비전문의가 된다. 예를 들어 일반의가 마취하는 것은 비전문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피부과 진료를 보는 것도 비전문의, 마취과 전문의가 지방이식을 하는 것도 비전문의, 치과 전문의가 필러 시술을 하는 것도 비전문의이다.
의사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의학을 배운다. 그러나 전문의와 비전문의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진료과목을 얼마나 전문적으로 깊게 공부했느냐, 얼마나 많은 실습과 경험을 쌓았느냐의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가 한 말이 생각난다. “레지던트 기간에 실습한 것만으로도 부족한 게 많은데, 실습도 제대로 못 해본 비전문의가 어떻게 성형수술을 하겠어?”
안타깝게도 비전문의는 실습을 겸한 실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문 사이트를 통한 전문의와 비전문의 구분하기.
성형코리아www.prskorea.co.kr는 성형외과 전문의 단체 사이트이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왼쪽 부분의 지도에 전문의 이름 또는 병원 이름을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으면 비전문의이거나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이다. 요즘은 병원에 전문의가 여러 명 있는 곳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도 성형코리아에서 해당 전문의 이름을 입력해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이력으로 전문의와 비전문의 구분하기.
전문의라면 병원 내부나 원장실 안에 전문의 자격증들이 있다. 병원 홈페이지에도 자신 있게 성형외과 전문의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비전문의라면 오히려 쓸데없는 다른 이력들로 꾸며져 있다.
이력 사항을 보면 전문의 이력과 비전문의 이력에 대한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성형수술은 크게 미용수술과 재건수술로 나뉘는데, 우리가 흔하게 보는 비전문의 성형외과는 주로 미용수술을 많이 한다. 미용수술은 재건수술과 조금 달라서, 대학병원에서 실습으로 배우기보다 일반의 자격증만 있어도 자신의 능력껏 따로 배울 수 있다. 그리하여 100개의 성형외과 중 반은 전문의가, 반은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오늘날의 사태까지 온 것이다.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의사는 대한성형외과학회에 가입되어 있다. 또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 절대로 병원 간판에 ‘성형외과’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 의료법적으로 환자에게 혼란을 줄 행위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나온 것이 미용성형이란 단어다. 미용성형은 간혹 우리를 아주 헷갈리게 한다.
예를 들어 ‘국제성형외과학회IPRAS’는 정식 전문의 면허 자격을 주지 않는다. 비전문의가 이 단체의 수료증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대한미용성형학회’는 일반 외과의사가 만든 단체이다. 대한지방성형학회,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 대한미용외과학회, 미국(일본)미용외과학회, 대한비만체형의학회 등도 전문의 공식 단체가 아니다.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공식 단체이며 전문의라면 100퍼센트 정회원으로 등록해 있다. 앞서 전문의로 구성되지 않은 단체들과 비교해보면 ‘성형외과’라는 단어를 명확하게 썼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간판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길을 지나가다가 가볍게 상담이나 한번 받아볼까 싶어 아무 병원이나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병원의 간판을 보고 전문의를 구별해 상담받을 수 있다.
의료법상 병원 간판에는 꼭 의원이란 글자를 넣어야 한다.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은 간판에 ‘○○성형외과의원’, 또는 ‘○○성형외과’라고 표시할 수 있는데, 비전문가 운영하는 병원은 ‘진료과목’이라는 단어를 꼭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의료법 위반으로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비전문의는 간판에 대놓고 ‘나는 비전문의입니다’라고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진료과목: 성형외과’라는 문구에서 진료과목만 아주 작고 흐릿하게 써놓음으로써 법망은 피하고 고객의 눈은 속인다. 또 성형 진료를 보는 곳 중 ‘○○클리닉’이나 ‘○○센터’ 등의 이름도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경우이므로 성형외과 선택 시 참고하자.
전문의와 비전문의를 구분해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 미용성형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대다수가 미용 목적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눈 쪽은 안과, 코 쪽은 이비인후과에서 수술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미용이 목적이라면 미용성형외과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
미용 목적으로 수술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그에 따라 성형외과가 돈이 된다는 생각에 지금도 많은 비전문의가 성형수술을 하고 있다. 고객이 잠든 사이, 또는 멀쩡히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도 실습을 겸한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수술 후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대책을 세우지만 비전문의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전문의보다 지식과 경험이 적어 문제가 생기더라도 빨리 해결하지 못해 일이 커진다. 나 역시 이러한 사례를 실제로 봤고 병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들린다.
비전문의지만 수술을 잘하고 또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의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은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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