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하얀 유혹, 프로포폴
성형을 해보았거나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수면마취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수면마취에 쓰이는 약이 바로 프로포폴이다.
인기 가수 마이클 잭슨의 사망 사인으로 프로포폴 오남용이 꼽히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중독 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병원 관계자들의 프로포폴 과다 투약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들이 알려지면서 프로포폴의 ‘문제성’이 급격히 떠올랐다.
프로포폴은 무엇인가?
프로포폴은 전신마취 유도 및 유지, 인공호흡 중인 중환자의 진정, 수면 내시경 등에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항상 응급장치를 갖춘 상태에서 마취과 수련을 받은 사람들에게 투여받아야 하는 전문 의약품이다.
영국에서 처음 개발되어 1977년 임상시험을 거쳐 발매되었고, 국내에서는 1992년부터 사용이 허가되었다. 대두유 등과 함께 제조된 프로포폴 유탁액으로 사용되어 일명 ‘하얀 약’, ‘우유 주사’라는 별칭이 붙었다.
왜 프로포폴을 다른 목적으로 투여받을까?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시술을 받을 때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로 프로포폴을 투여받고 싶어 한다. 드물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대놓고 투여해달라는 사람도 있다. 성형할 때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이유는 수술 중에 느껴지는 통증과 그 때문에 일어난 불쾌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프로포폴은 투입 시 환각 증상이 있다. 숙면을 취한 듯한, 또 꿈꾸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일어난다. 피로가 회복되고 불면증이 없어지며 불안감까지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나 정신적 의존성, 즉 중독 증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효과에 중독된 사람들이 프로포폴 투약을 원한다.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된 병원은 합당한 이유 없이 거침없이 투약해주었고 부지불식간에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커졌다. 언젠간 이 문제들이 논란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 않은 병원 관계자가 과연 있을까?
프로포폴은 한 번만 맞아도 중독될까?
결론적으로 말해 그렇지 않다. 프로포폴로 수면 유도가 잘 안 되는 사람이 있고, 소량을 주입했는데도 깊은 잠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이 수면유도제는 성형외과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계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수면 내시경을 할 때나 간단한 마취 시술에도 사용되고, 아이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용 프로포폴도 있다. 만약 한 번의 주입만으로도 중독된다면 의료계 전반에서 사용될 수 없을 것이다. 덧붙여 성형을 자주 한다고 해서 프로포폴 중독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한 고객에게 “왜 자꾸 수면마취를 원하세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고객은 잠에 빠져드는 그 순간이 좋다고 했다. 수면마취를 하는 순간 잠에 빠져드는 것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그중 그 좋은 느낌을 잊지 못해 프로포폴 투여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또 얼마나 있을까?
프로포폴 중독은 무엇인가에 쉽게 중독되고 빠져버리는 본인의 의지력 문제다. 또한 고객이 원한다고 쉽게 수면마취를 해주는 병원도 문제다. 그리고 ‘어떨까? 해보면 좋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호기심도 문제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프로포폴이 의존성 마약류로 분류되는 것이다.
프로포폴은 쉽게 투여받을 수 있을까?
큰일 날 소리다. 예전에는 프로포폴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 모른 척 투여해주는 병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마약류로 분류되면서 병원에서는 이중 잠금으로 보관관리를 해야 하고, 단 한 사람의 책임 아래 관리되도록 규제한다. 병원 원장이 직접 관리하는 곳도 있으나 보통은 수술실 팀장이나 실장들이 관리한다.
프로포폴은 입출고에서부터 재고 파악, 투여한 사람, 투여량, 투여 후 남은 분량의 폐기 여부까지 까다롭게 관리된다. 그러니 외부로 들고 나갈 수도 없고 판매할 수도 없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물거나 심각할 땐 영업 정지까지 당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이유는 수술 시 수면 유도를 통해 아픈 마취주사를 놓고 수술 과정의 불쾌한 기억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성형수술을 하면서 국소마취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맨정신으로 견디기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쾌한지.
적정량을 안전하게만 사용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프로포폴이 무엇인지, 왜 위험한지, 어떤 필요로 쓰이는지 제대로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프로포폴을 투여하면 절대 안 되는 경우
• 프로포폴, 대두유, 중쇄 트리글리세라이드, 난황 레시틴, 글리세롤, 올레인산나트륨 등의 성분에 과민증 병력이 있는 경우.
• 콩 또는 땅콩에 과민증이 있는 경우.
• 마취나 진정이 목적이더라도 3세 이하의 소아는 투여 금지(어린이용 수면마취제는 따로 있음).
• 임신 중인 경우.
프로포폴 투여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경우
다음의 병력이나 증상을 가진 사람이 수술을 준비 중이라면 꼭 전문의에게 전달해야 한다.
• 간질 환자.
• 심장, 호흡기계, 신장 또는 간장 손상 환자.
• 혈액량 감소증 환자.
• 고령 또는 쇠약 환자.
• 고지단백혈증, 당뇨병성 고지혈증, 췌장염 등 지방대사 이상 환자 또는 지질성 유제를 신중히 투여해야 하는 환자.
• 두개내압이 높고 동맥압이 낮은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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