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이해하는 터키의 이슬람 문화
터키인들은 중앙아시아에 살면서 샤머니즘을 숭배하던 민족이었지만 유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받아들인다. 8세기 중엽 아바스 왕조(Abbasids)와의 전쟁 및 접촉이 이슬람을 접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현재 터키인들의 98%가량이 이슬람교를 신봉하는데 그중 80% 이상은 무슬림 중에서도 수니파에 해당된다.국민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만큼 생활의 모든 관례와 풍습도 종교적인 규정과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다.
| 세속주의 |
국민의 절대적인 비율이 이슬람교를 신봉하지만 터키의 종교 정책에서 중요한 이념은 바로 정치와 종교, 또는 정치와 생활을 분히한다는 세속주의다.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터키는 도덕이나 법률에 저촉되지 않으면 종교적 자유를 허용할 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종교와 정치를 분리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여성들의 히잡 착용이나 기도, 그리고 금식에 대한 모든 결정권을 개인에게 위임하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슬람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그렇지만 신분증의 뒷면에 종교를 기재하게 하거나 각종 서류에도 종교를 밝히도록 규정하는 등 암묵적인 방식으로 통제하고 있기도 하다.
| 할례 |
이슬람 국가에서 태어난 남성들은 할례를 일종의 의무로 여긴다. 할례는 '아동에서 남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사회적인 통과 의례인 셈이다. 시기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대체로 5세 전후하여 12살까지는 할례를 마무리한다. 할례는 일요일이나 방학 기간, 특히나 밤에 이루어진다. 이슬람의 중요한 통과의례인 만큼 2~3일 전부터 가족들이 음식을 준비하는가 하면 당일에는 악대까지 동원된다. 할례를 치루기 직전까지 당사자들은 예복을 차려입고 마을을 돌아다니거나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다. 할례는 병원이나 집에서 의사가 집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일부일처제 |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결혼 풍습이 바로 일부다처제이다. 그렇지만 터키는 엄격하게 일부일처제를 시행한다. 가족과 신앙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문화 때문에 터키인들은 일찌감치 결혼할 뿐 아니라 자녀도 되도록 많이 낳는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결로는 연애보다 중매가 일반적이다. 아울러 배우자를 정할 때는 가족들의 견해가 중요하게 반영된다. 근친 간에 결혼하는 사례도 많다. 결혼이 결정되면 신랑 측에서 결혼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준비한다. 터키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에서는 가장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신부는 신랑 측에서 보내온 천연염료(헤나)를 이용하여 손바닥에 붉은 물을 들인다. 그런가 하면 결혼식에서도 허리에 붉은 띠를 두른다. 참고로 붉은색은 부정을 막아준다는 의미와 더불어 명예를 상징한다.
결혼식은 본래 공식적인 예식과 종교적인 의식으로 나뉘어 진행되지만 공식적인 예식만 진행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공식적인 예식에는 동장이나 변호사 등의 입회관이 참석하며 혼인신고서에 신랑과 신부가 서명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마무리 된다. 물론 이후에 기나긴 성직자가 입회하는 가운데 코란을 낭송하고 종교적인 축복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은 사설 결혼식장이나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 장례 풍습 |
임종이 다가오면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방문해 임종을 지키며 코란을 암송한다. 특이한 사항은 사람이 죽더라도 통곡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통곡은 알라의 뜻에 어긋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시신은 24시간 내에 매장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율법에 따라 화장은 금지된다.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터키인이라면 자미에서 이루어지는 장례식을 선호한다. 영구차를 포함해 장례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이슬람 사원이나 지방자치단체(동사무소나 구청)에서 지원해 준다.
| 라마단 |
무슬림의 명정은 종교적인 관습과 긴밀하게 연결되는데 그중에서도 라마단(Ramadan)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9월에 해당된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먹거나 마실 수 없는데 금식은 무려 29일 동안이나 계속된다. 고통스러운 금식이 끝나면 쉐케르 바이람이 찾아오고 사람들은 쉐케르(설탕 또는 사탕)를 나누면서 금식의 피로와 수고로움을 덜어낸다.
쉐케르 바이람만큼이나 중요한 명절은 쿠르반 바이람이다. 쿠르반(Kurban)은 '희생물'이라는 뜻인데 구약에 소개된 것처럼 아브라함이 이삭을 기꺼이 제물로 바치던 모습에서 유래한다. 참고로 쿠르반 바이람은 금식이 종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70일 이후에 찾아온다. 일반적이라면 양을 희생물로 바치지만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소나 낙타를 쓰기도 한다. 희생의 목적으로 도살한 동물이라면 어떠한 이유에서든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래서 제물로 바쳤던 고기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이웃,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나눈다. 쉐케르 바이람이든 쿠르반 바이람이든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사항은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마단 기간은 매년 고정되어 있지 않다. 왜냐하면 무슬림이 사용하는 이슬람력이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이슬람력은 양력과는 달리 1년을 354일로 계산한다. 결과적으로 양력에서는 라마단이 매년 11일 빨리 찾아오는 셈이다. 라마단과 더불어 바이람도 지속적으로 당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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