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대형 성형외과 vs 개인 성형외과
예전과 달리 요즘은 성형외과도 다양한 운영체계에 의해 경영된다. 전국에 지점을 가지고 운영되는 네트워크 성형외과, 수십 명의 전문의가 있는 대형 성형외과, 전문의 두세 명이 운영하는 중소형 성형외과, 그리고 전문의 혼자 운영하는 개인 성형외과 등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많은 병원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쉽지 않은 터라 어느 병원부터 가봐야 할지 시작부터 막막해진다. 대부분 ‘유명세’를 기준으로 병원을 선택하는데, 그것이 마케팅 효과라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무리 가까운 지인이 소개했더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 성형외과를 찾아가는 건 왠지 불안할 것이다.
어느 병원이 좋다고 단정 짓기가 참 어렵다. 병원마다 운영 체계에 따른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병원의 운영체계와 그 장단점에 대해 잘 이해한다면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선택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병원과 의원의 구분
병원과 의원의 구분은 의료법에 따라 법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29병상까지 운영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30병상 이상을 갖춘다. 대부분의 성형외과는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간판에는 성형외과 의원으로 표기된다.
성형외과 운영체계에 대한 이해
네트워크 성형외과
네트워크 성형외과는 일반적인 병원 형태와 조금 다르다. 전국에 지점을 두고 운영되는 병원으로 브랜드, 진료 방침, 진료과목, 진료 장비, 마케팅, 경영 시스템 등이 동일하게 운영되는, 일명 프랜차이즈 산업 형태의 성형외과를 말한다.
잘만 활용하면 네트워크 성형외과가 매우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에 사는 고객들이 압구정과 강남 일대로 집중된 성형외과에 방문하려면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수술을 받은 후 치료와 실밥 제거, 경과 체크를 위해 여러 번 서울 병원을 방문해야 하니 꽤 번거로운 것이다. 하지만 각 지역에 있는 네트워크 성형외과를 이용하면 수술은 압구정이나 강남까지 와서 받더라도 나머지 과정은 가까운 지점에서 이어 받는다는 편리함이 있다.
전문의 처지에서도 네트워크 성형외과로 시작하는 게 많은 장점이 있다. 자신 있게 홀로 개원하기가 어려운 요즘, 전문화된 경영관리를 통해 진료 및 서비스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고 장비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마케팅과 홍보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네트워크 병원들의 과대광고, 과잉진료, 불법 환자 유인 행위가 보도되면서 네트워크 성형외과의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니다. 또 비전문의로 운영되는 병원들이 있으므로 방문 전에 전문의 여부를 잘 확인하는 게 좋다.
대형 성형외과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법한 큰 성형외과들이 여기에 속한다.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만큼 수십 명의 전문의와 몇백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네트워크 성형외과나 대형 성형외과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장비를 갖추었고 다양한 마케팅,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적정 가격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문제들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실력이 입증된 전문의가 한정적이라는 것인데, 수십 명의 전문의 대부분이 개원하기에 실력이 부족한 페이닥터(월급제 의사)들이라는 것이다. 페이닥터들은 다양한 수술 경험을 쌓기 위해 대형 성형외과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한 성형외과라는 이유로 많은 고객이 방문하지만 실제로는 유명 전문의에게 수술받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사정을 잘 모르는 고객들은 본인이 전문의를 선택하지 않는 한 경험이 부족한 전문의에게 수술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나 고객들의 이의 제기가 많다. 상담한 전문의 대신 고객이 모르는 다른 의사(일명 ‘유령 의사’)가 몰래 수술을 진행한다든가, 경험을 쌓은 페이닥터들이 이직해버려 수술을 진행한 전문의를 다시 찾을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러므로 과연 한 병원에 전문의가 많은 게 좋기만 한 일인지는 의문스럽다.
좋은 환경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는 고객이 병원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앞서 제기한 문제들이 개선되고 투명해져 믿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병원은 없을 것이다.
중형 성형외과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4~5명 정도로 운영되는 성형외과이다. 경험을 쌓아온 전문의들이 공동 경영을 하거나 개인 성형외과를 오래 경영하다 확장한 경우이다. 경험 많은 전문의가 많으며 그만큼 단골도 많다. 다만 공동 경영을 하던 전문의들이 다시 분리되는 경우가 잦다. 이 점을 수술 고객들이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는다.
중형 성형외과 중에는 병원을 대형화하기 위해 과잉진료나 과한 마케팅으로 고객 유치에만 집중하는 병원도 있고, 오랜 시간 소신 있게 운영해온 병원도 있다. 병원 홈페이지에서 성형 고객들의 전후 사진만 볼 게 아니라 병원이 지금껏 밟아온 과정과 전문의 이력 사항까지 꼼꼼히 살펴보면 병원을 선택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 성형외과
전문의 혼자 운영하는 성형외과로 현재 성형외과의 70~80퍼센트를 차지한다. 전문의 성향이 병원 운영에 명확히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한 명의 전문의가 고객 상담부터 수술까지 전반에 걸쳐 관리하다 보면 고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그런 이유로 개인 성형외과에는 전문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이 많고 고객 충성도도 높다.
대형 병원들처럼 다양한 마케팅을 할 수 없어 알려지지 않은 좋은 병원들이 많아 아쉽다. 압구정 한 자리에서 병원을 개원하고 1년만 잘 유지해도 성공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요즘은 신생 병원과 폐업 병원이 너무나도 많다. 그만큼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다. 전문의 혼자서 하루에 할 수 있는 수술에는 한계가 있는데, 높은 임대료와 직원 급여 등을 생각한다면 뛰어난 실력 외에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경영 마인드까지 갖춘 슈퍼맨이어야 한다.
개인 성형외과는 마음이 잘 맞는 곳이라면 편하게 다닐 수 있지만 윤곽이나 양악 등 큰 수술을 하기에는 시설과 경험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유명 병원의 기준
요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무료로 수술해주는 프로그램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획 의도나 진행 방법은 나무랄 데 없이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할 병원들에 금전적인 투자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내가 근무했던 병원도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문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정말 실력 있는 전문의 위주로 섭외하는 게 아니라 일정 돈을 주고 참여할 병원을 찾고 있었다. 결국 방송에 참여한 병원들은 중대형급 이상의 병원뿐이다. 방송을 타면 유명한 병원으로 인식되어 마케팅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투자비가 높아 개인 병원은 선뜻 응할 수 없다. 방송을 만들어가는 데 병원들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유명한 병원, 실력 있는 전문의는 돈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구조가 아쉽다.
앞으로는 병원의 규모와 마케팅 효과로 만들어진 ‘유명한 병원’이 아닌, 실력 있는 전문의들이 이끌어나가는 ‘좋은 병원’들이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성형외과를 선택하기에 앞서 고려할 점
• 원하는 성형에 맞는 전문 성형외과를 선택한다.
• 상담은 직접 수술해줄 전문의에게 받는다.
• 수술 전 동의서를 작성할 때 전문의 이름을 꼭 적어두자.
• 인터넷이나 매스컴에 나오는 정보를 참고하되 직접 충분한 발품을 파는 게 좋다.
• 본인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신뢰가 가는 병원을 찾을 때까지 수술 결정에 신중하자.
• 병원 홈페이지에 나오는 수술 전후 사진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자.
• 전문의인지 확인하고 이력 사항도 꼼꼼히 검토하자(쓸데없이 화려한 경력을 내세운 의사는 오히려 비전문의일 가능성이 높다).
• 솔직한 전문의, 객관적인 눈으로 봐주는 전문의의 의견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많이 알아보고 신중히 선택했다면 전문의를 믿고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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